'a pause'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08.11.12 개념 (2)
  2. 2008.09.08 수집
  3. 2008.08.10 부패 (7)
  4. 2008.07.07 오, 사랑 (6)
  5. 2008.05.29 orange moon
  6. 2008.05.24 생일 (6)
  7. 2008.05.20 filling the space (4)
  8. 2008.05.19 river man
  9. 2008.04.14 밤마실 (5)
  10. 2008.04.12 할머니 (5)

개념

개념 a pause 2008.11.12 07:49
개념: 한 무리의 개개의 것에서 공통적인 성질을 빼내어 새로 만든 관념
(동아백과사전)


아침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한 2주 일을 쉬었더니 방세낼 돈이 모자라서 아빠한테 지원요청을 하고 잤는데
엄마가 돈 보냈다고 전화한 것이었다.
지난번 가원이 왔을 때 엄마한테 요청했으니 이번엔 아빠에게 전화를~ 나름 머리썼는데
역시 두분은 함께 살고 계신 것이었다.

엄마는 개념을 좀 가지고 살라고 어떻게 그렇게 아빠랑 똑같냐며
잠 덜 깬 딸에게 소리를 지르셨다.
뭐 딱히 할말이 없어서 미안해, 했다.

그리고 '철학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보냈다고
혹시 집에 있는 내 책중에 도덕경 있냐고 묻는다.

나는 요즘 '철학의 위로'를 영어로 읽고 있고
어제 서점에서 도덕경 영문판을 뒤지고 온터라
뭔가 신기했다.

그러더니 엄마는 갑자기 흥분하시며
동양철학 수업시간에 도가 부분에서
'아니 저건 우리 딸의 생각과 똑같잖아!!!!!!'
라고 깜짝 놀랐다며
하지만 도가는 유가의 반발에서 나온 것이며
49:51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개념가지라는 것이지 ㅋㅋ)

순간 나는 교수님이 강선생님일까, 잠깐 의심이 들정도로
아니면 데자뷰? 암튼 너무 놀랐다.
한국 있을때 강쌤이랑 눈물의 토론을 거치고
강쌤이 도가 사상 있는 부분 읽고
나에게 '야 니가 얘기한거 거기 다있더라' 그 창동 개천가에서 말씀하셨는데 ㅋ
그리고 49:51은 강쌤의 주 이론 아니던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내가 노자 책을 읽어서 그런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타고 난거야 (자기가 그렇게 낳아놓구선)
근데 요즘은 자기 타고 난 데서 반대편으로 가면서
균형을 잡아 가는게 인생이라고 생각해
나름 열심히 살고 있어'

엄마는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성경의 말로
대화를 마무리 지으셨다.

엄마가 공부를 시작해서 너무 흐뭇하다.
게다가 즐거이 하시니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어서 개념을 좀 가져서
나도 엄마를 흐뭇하게 해드려야지 ㅋ
엄마가 말한 개념은 백과사전용 개념이 아닌
돈개념일텐데..

요즘은 관념의 세계에서 유물의 세계로 나아가기 노력중이다.
싯다르타가 마을에 머물었던 그 시간,
물론 강가로 돌아가지만.
강가로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
나는 유물에 들러야 한다.

엄마와의 아침대화덕에
간만에 블로그에 글도 써본다.

하루종일 이것때문에 키득거리다가
매우 싼 도덕경 영문판을 샀다.

내일부터는 다시 빡센 돈벌이
내가 돌아와주어 너무 기쁘다는
해머스미스 스타벅스로 다시 가게 되었다.
(돈)개념 가지고 열심히 살아야지.
화이팅!!!






Posted by briz

수집

수집 a pause 2008.09.08 07:05

수집을 시작해 보았다.

http://inesbriz.tistory.com

Posted by briz

부패

부패 a pause 2008.08.10 09:11




나는 늘 내가 똥마려운 강아지나 발정난 고양이 같다.

내일은 차분히 집에서 이사갈 짐정리를 해보아야 겠다.
쌓여 있는 짐들 중 절반은 버려야 할 듯 싶다.
가볍게 다시 시작해야지.

3개월에 한번씩 이사를 하는 생활이 거의 6년이었다.
20대의 초반을 그렇게 살았었는데,
늘 새로운 환경에 나를 비집고 넣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한 해를 창문도 없는 이 곳 동굴에서 쓰레기들을 채우며 지냈다.
마치 떠날 시점을 놓친 기분이다.
쑥과 마늘을 먹은 것도 아니라 사람이 될 성 싶지도 않다.

다시 새로운 환경에 나를 넣어두면
약 3개월간의 신선도는 보장될 꺼라 생각한다.
뭐 살아있는 모든 것은 시간에 따라 썩어가는 것이니..

하여,
이리도 헤매이는가 보다.

Posted by briz

오, 사랑

오, 사랑 a pause 2008.07.07 07:47


[##_Jukebox|hk0.mp3|13 오,사랑.mp3|autoplay=0 visible=1|_##]

몇 달 전, 이 노래가 귀에 자꾸 와 닿았다.


Posted by briz

orange moon

orange moon a pause 2008.05.29 04:35

[##_Jukebox|ik0.mp3|Erykah Badu - 10 - Orange Moon.mp3|autoplay=0 visible=1|_##]

이 노래 웰케 좋지
Posted by briz

생일

생일 a pause 2008.05.24 08:15
스물아홉의 생일이 1분 후면 끝난다.
글을 쓰는 동안 지나가겠지.
엄마가 전화해서 말했다.
문득 생각하길,
나를 낳지 않았다면
삶이 얼마나 삭막했을까-라고
그래서 내게 고맙다고 했다.
나 때문에 더 삭막해졌지 뭐,
라고 퉁명스레 말했지만
눈물이 삐쭉 나와버렸다.
앞으로 2년동안 한국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아빠한테 말했더니
실종신고를 하겠다고 했다.
하하

엄마아빠의 몇마디 말들이
시집도 못간 스물아홉 노처녀(?)에게
최고의 생일선물이고나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바랬던 적도 많지만
이 세상 빛 보게 해주신 5월 23일,
하루라도 감사함을 되세긴다.
잘 태어났다, 여기도록
잘 살아야지.

기억해주고 축하해주신 분들,
기억하지만 축하해줄 수 없는 분들,
기억못하지만 여전히 사랑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Posted by briz

filling the space

filling the space a pause 2008.05.20 08:56
사용자 삽입 이미지


still I can see the space though,

크레파스+붓펜
Posted by briz

river man

river man a pause 2008.05.19 08:20


                                                      river man, Nick Drake




Posted by briz

밤마실

밤마실 a pause 2008.04.14 06:5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벽 5시에 앞머리를 자르고 다음날 시체처럼 지내다가 Boll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도 시체처럼 있다가 이래선 안되겠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우리는 우선 장을 보고 내방보다 크고 밝은 그 친구네로 가서 밥을 먹었다. 우리는 먹을때마다 '맛있다'를 연발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Boll이 이번에 남자친구랑 결성한 밴드 앨범자켓사진을 위해 샀다는 안경을 쓰고 웬 통기타 가수처럼 (사실은 조영남)셀카를 찍고 밤마실을 나갔다. 전투적으로 길을 걷는 그녀는 나의 산책상대로 적합했다. 우리의 목표는 토욜밤 미친 젊은 애들이 많이 나오는 동네에서 사람구경을 하는 것이었다. 자기 머리 세배의 아프로 머리를 한 흑인언니와 파란 에나멜 구두를 신은 어울리지 않은 장발을 하고있어서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한 영국인 오빠와 하얗고 반짝이고 튼튼해보이는 이빨을  드러내고 남자친구에게 자기나라말을 가르쳐주며 좋아하는 태국게이를 구경하고 다시 친구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는 밤1시에 다리미질을 시작했고 나는 친구의 기타를 노트에 그리고 'Boll 기타 좀쳐' 라는 제목을 달아주었다.

아침에 눈떴더니 Boll은 두부 샐러드와 김밥을 만들어 놓았다. 이게 왠 호강인가 싶었다. '투쟁 영역의 확장' 이라는 책과 '쥘 앤 짐' 디비디를 빌려서 집으로 왔다. 씻고 정리를 좀 한 뒤 교회옆에 한적하게 붙어있는 카페에 가서 할머니께 최대한 커다란 글자로 카드를 쓰고, 빌려온 책을 읽다가 Boll에게 문자를 한통 보냈다.

'you are like my savior'

더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한잔 마시고 원조 구세주를 만나러 교회에 가서 미국에서 갓 오신듯한 목사님의 랩같은 설교를 듣고 교회에 따라온 불교신자 친구와 백만년만의 15분 글쓰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내려갈만큼 다 내려가서 조금 올라가려는 기분이 든다.

Posted by briz

할머니

할머니 a pause 2008.04.12 06:50
자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중풍이 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음날 아침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다시 잠이 들었다.
일하다 브레이크때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밭에서 일하시다 쓰러져서 1시간넘게 사람들을 부르다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의 도움으로 안동 시내 병원으로 옮겼고,
3시간 안에 써야하는 약이 그곳에는 없어서
대구에 있는 경북대학부속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이 그만 넘어버려서 다시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활동적인 성격이시라 자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해
괜히 기저귀 갈아주는 엄마를 괴롭히신다 했다.
할머니가 느끼실 수치심이 이해가 가서
최선을 다한다는 엄마에게 너무 최선을 다하지 말라고 말했다.

요즘은 약이 좋아져서 중풍도 예전같지 않다 하시며
엄마는 나를 안심시키셨다.
그동안 고집부려 혼자 사시겠다던 할머니가
이제 함께 살게 되었다며
엄마는 담담히 말씀하신다.
연세가 드시면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아빠는 나를 안심시키셨다.
얼마전 무릎 수술을 하셔서 이제 좀 움직일 만 하시니까
노인네 무리해서 밭일을 하다가 그렇게 되었다며
아빠는 애써 우스개소리를 만든다.

나는 미안한 마음을 추스릴 수가 없다.
여기 이곳에서 별 성과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가,
인적 드문 밭에서 쓰러져 사람을 찾는 할머니를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나는 가족에게 있어서 참 못된 아이다.
별다른 애정도 관심도 전혀 없고
그저 가족은 늘 피하고 싶은 집단이었다.

언젠가 할머니가 나에게 당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결혼해서 증손주를 보시는게 소원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할머니에게
그 꿈이 이루어지면
사촌동생이 결혼하고 애낳고
그 사촌동생의 동생이 결혼하고 애낳고 하는걸
보는 게 다시 소원이 되실 꺼라 말했다.
소원이란 그런 것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만족해 달라고
따박따박 말씀드렸다.

맘에 없는 네, 한마디만 했어도
할머니 기쁘셨을 텐데
쉬워보이는 맘에 없는 네, 한마디가 가족에게는 어렵기만 하다.

그런 나인데,
할머니의 소식에 마음이 급해진다.
한국에도 빨리 가야할 것 같고
결혼도 빨래 해야할 것 같고
아이도 빨리 낳아야할 것 같다.

그런 나에게,
아빠는 하고싶은 것 열심히 다하고 돌아와서
와서도 하고싶은 것 다 하라고 하시며
밥 먹었냐, 아마 우리가 가장 많이 해왔을 대화를 던지시며
바다넘어 육지넘어 전화기 넘어로
총총


삶의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나만 들여다 보며 살아가지만
아직도 알 수가 없다.


할머니에게 보낼 카드를 샀다.
스스로 터득하여 더듬더듬 한글을 읽으시는 할머니께
또박또박 커다란 글자로 힘내시라고 말씀드려야 겠다.
아직도 네, 결혼해서 증손주 뵈드릴께요
맘에 없는 말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할머니 참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부끄러운 고백은 그래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Posted by br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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